• 충의(忠義)의 말 ‘의마총’, 광탄주민과 함께 기억하다
  • 광탄면 주민자치회, 향토문화유산 ‘의마총’ 역사 알리기 행사 개최
  • 충의(忠義)의 말 ‘의마총’, 광탄주민과 함께 기억하다
    광탄면 주민자치회, 향토문화유산 ‘의마총’ 역사 알리기 행사 개최

    조선의 병란이었던 임진왜란 당시, 한 무명의 무장과 그의 충직한 말이 남긴 숭고한 충절의 이야기가 400년이 지난 오늘, 파주시 광탄면에서 다시 되살아난다. 광탄면 주민자치회는 오는 6월 14일(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광탄면 발랑2리 소재 ‘의마총’에서 「의마총에서 광탄주민들과 다함께」라는 제목으로 지역 향토문화유산 알리기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파주시가 추진하는 2025년 자치계획 의제실행의 일환으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향토문화유산 제36호 ‘의마총’의 역사적 가치와 교육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자 마련됐다. 주민자치회는 “의마총은 단지 말의 무덤이 아니라, 충의와 희생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역사 교육의 현장”이라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충직한 말이 전한 주인의 죽음, 그리고 만들어진 전설

    의마총의 주인공은 조선 중기의 무인 이유길(15761619)이다. 그는 임진왜란 중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을 따라 전장에 나섰다가, 후차 전투(현 중국 심양 일대)에서 적의 포위 속에 전사하였다. 전세가 기울자 이유길은 죽음을 직감하고, 자신의 말을 불러 마지막 유서를 자신의 피로 적은 붉은 천에 묶어 말의 안장에 매단 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그 말은 수천 리를 달려 광탄면의 고향 집 마당까지 도달했고, 집 앞에서 숨을 거두었다. 말의 몸에는 이유길의 옷자락과 피 묻은 천이 함께 있었고, 이를 통해 가족들은 그의 전사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가슴 뜨거운 이야기와 함께 그 말은 집 앞에 장례되었고, 훗날 후손들에 의해 그 무덤은 ‘의마총’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후 이유길의 아들 이유후(1597~1641)는 병조참판에 이르러 아버지와 말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의마총을 지역의 표징으로 삼았다. 이는 단순한 동물 애호의 차원이 아닌, 충절과 의리, 나라를 위해 싸운 병사의 영혼을 기리는 조선 특유의 유교적 가치관이 반영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교육자원으로서의 가능성… 역사문화관광지로 재조명 필요

    현재 의마총은 파주시 향토문화유산 제36호로 지정되어 있으나, 관련 안내판이나 역사 해설 인프라가 부족하여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가 주도적으로 문화유산을 되살리고 시민 교육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당일 행사에서는 의마총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해설과 함께, 광탄주민들의 낭독과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 장소는 광탄면 발랑2리 소재 의마총 일원이며, 자세한 사항은 광탄면 주민자치회(010-4441-3530)로 문의할 수 있다.

    광탄면 주민자치회는 “의마총은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계승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충절의 정신을 알리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5-06-09 15:26]
    • 내종석 기자[paju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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