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금릉동에 자리한 금호정(金虎亭)은 올해로 설립 103년을 맞았다. 1922년 문을 연 이 전통 활터는 지금까지도 굳건히 지역 국궁 문화를 지켜오며, 시민과 전통이 만나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호정은 2005년 파주스타디움 인근으로 이전해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다. 이후 파주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정사를 새롭게 단장했으며, 현재는 김현주 사두를 중심으로 약 80명의 사원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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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11 오후 금호정 회원들과 수강생들의 활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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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8개 활터의 중심, 인재 양성의 산실
금호정은 감악정, 교하정, 탄현정을 포함한 파주시 내 8개 활터와 함께 국궁 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대한궁도협회 공인 9단 신대재 교장을 비롯해 총 42명의 유단자를 배출하며, 인재 육성의 거점으로 자리해왔다.
국궁은 단순한 무예를 넘어, 자세 교정·체력 증진·정신적 안정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 전인적 활동으로 평가받는다. 금호정은 이러한 국궁의 장점을 바탕으로 시민 대상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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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수업 모습 사잔제공 금호정 |
시민과 함께하는 활터, 교육·복지 현장으로 확장
파주문화원과 협력해 운영 중인 ‘국궁교실’은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총 36회에 걸쳐 진행된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전통 활쏘기를 쉽고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강사로 활동 중인 손기섭 사범은 전국 300여 곳의 활터를 돌아본 경험을 토대로, 초심자도 편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친절하고 체계적인 입문 교육을 이끌고 있다.
복지 분야와의 연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파주시청과 협력해 다문화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문화·체육 활동에서 소외되기 쉬운 이웃들에게 전통 무예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방학(7월 31일~8월 14일)에는 3주간 무료 국궁 강습이 마련된다. 대상은 주로 문화 활동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청소년들로, 정서적 안정과 신체 건강을 함께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궁은 인성과 건강을 함께 가꿔주는 문화입니다”
김현주 사두는 “국궁은 청소년 인성 교육은 물론, 일반인의 건강 증진과 정신 수양에도 매우 효과적인 전통 문화”라며,
“앞으로도 국궁의 멋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활터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활터에서 만난 손기섭 사범은 “현재 시설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직장이나 업무로 인해 낮 시간 참여가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야간 조명 시설이 보다 확충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금호정은 국궁의 대중화를 위해 학교, 교육청, 방과후학교 등과 협력해 청소년들이 활쏘기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정기 모임과 시설 개방을 통해 국궁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활터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