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평화의 마중물,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 시동
  • 김경일 시장, “남북 화합과 교류 재개의 첫 발… 평화정착의 전환점 될 것”
  • ▲김경일 파주시장이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대회’ 개최를 위한 북한주민접촉신고서를 들고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주시가 남북을 가로지르는 ‘파주~개성 디엠지(DMZ) 국제평화마라톤대회’ 추진을 공식 선언하며,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 화합과 협력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8월 7일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을 직접 찾아 대회 개최를 위한 북한주민접촉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조치는 남북 간 실무 접촉과 협력 절차를 열기 위한 첫 단계로, 신고서가 수리되면 북측과의 대화 창구 개설, 대회 일정 조율, 남북교류협력사업 승인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진다.
    ▲ 임진각역 인근 DMZ 철책에 걸린 평화리본과 그 앞을 거니는 시민들. 개성까지 22km 라는 글씨가 또렷하게 보인다.

    대회 코스는 임진각을 출발해 통일대교와 DMZ를 통과, 개성에 도착한 뒤 다시 임진각으로 돌아오는 왕복 49.195km 풀코스로 계획됐다. 임진각에서 개성까지 직선 거리는 약 15km, 철로로는 22km에 불과하다. 풀코스(42.195km)에 DMZ 구간을 포함해 왕복 49km로 구성하면 세계 마라톤 역사상 유례없는 ‘분단을 넘는 레이스’가 된다. 파주시는 이를 통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갈라진 한반도의 심장을 잇는 ‘평화의 마중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시장은 “세계 각국의 참가자와 시민이 함께 뛰며 한반도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파주를 명실상부한 평화도시로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 한 모녀가 임진각 철책에 평화를 기원하는 리본을 매달고 있다.

    김 시장은 이번 구상을 2018년 경기도의회 평화경제특위 부위원장 시절부터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로 3년 넘게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남북 접촉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는 “그동안 기회는커녕 가능성조차 없었다. 남북 대립의 여파는 고스란히 접경지 시민과 파주의 몫이었다”고 회고했다.

    정권 교체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대북·대남방송 중단, 대북확성기 철거 등 실질적인 긴장완화 조치가 시행되자, 파주시는 지방정부 차원의 평화 사업을 다시 꺼내들었다.
    ▲ 통일대교 남단 검문소 전경. ‘통일의 관문 파주’ 아치 뒤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DMZ 방향 도로가 보인다.

    김 시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지금이 오히려 평화를 향한 첫 발걸음을 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은 파주시의 지정학적 이점을 살린 사업입니다. 이 대회를 성사시키면 남북 관계 해빙의 물꼬를 트고, 우리 민족에게도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접경지역인 파주의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는 특히 북한과의 접촉 창구 확보를 최대 과제로 꼽았다.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기존 대북 소통 루트가 대부분 끊겼습니다.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도시로서, 다른 지방정부와의 연대, 민간 교류 채널, 국제 사회 네트워크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북측과 연락할 수 있는 길을 열겠습니다. 에너지, 농업, 축산업 등 다양한 분야 협력안도 함께 제안하겠습니다.”
    ▲ 파주 통일촌에서 김경일 파주시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접경지역 긴장완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번 구상은 2014년 통일대교~남북출입사무소(CIQ) 민통선 구간을 달린 ‘평화통일마라톤대회’의 경험을 확장한 것이다. 당시 전국에서 9,000여 명이 참가해 민통선 구간을 개방한 바 있다. 파주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규모와 범위를 확장, ‘스포츠를 통한 평화 외교’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 7월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파주시청과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개최한 '대북 전단 살포 중단 합의 공동 기자회견' 장면.

    김 시장은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남북 교류 재개의 상징이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사적 전환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5-08-08 20:31]
    • 내종석 기자[paju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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