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의 정신, 아이스커피 한 캔에 담다!
  • – 광복절 맞아 파주 청년들이 민생회복소비쿠폰으로 실천한 ‘다시 나누는 삶’
  • "시원한 커피 드세요!"

    광복절을 앞둔 8월 초, 파주 지역의 한 청년이 조용하지만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 독립운동가 부두전 선생의 후손인 부석현 씨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이용해 뜻깊은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떠올린 대상은 광복절에도 쉬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과 경찰관들이었다. 부 씨는 지인인 금촌동 소재 ‘해례본 카페의 김학연 사장에게 연락해 “민생회복소비쿠폰으로 캔커피를 주문해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김 사장 역시 흔쾌히 이에 동참했다.

    부석현좌씨와 해례본 카페 김학연우 사장
    부석현(좌)씨와 해례본 카페 김학연(우) 사장
     

    "저도 제 쿠폰으로 같이할게요. 함께해서 더 의미 있어요."

    김학연 사장은 직접 스티커를 제작해 ‘감사의 마음’을 담았고, 준비한 캔커피는 8월 14일 파주소방서와 파주경찰서에 직접 전달됐다.

    이들이 붙인 스티커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한 독립 만세! 우리나라를 위해 애써주심에 감사드려요”

    독립운동가 부두전 후손 & 해례본 카페

    이번 나눔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해례본 카페는 개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경찰관, 소방관, 군인에게 항상 10% 할인을 제공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온 곳이다. 김 사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에게 일상 속 작은 혜택이라도 드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번 커피 나눔도 해례본 카페가 지켜온 그 마음의 연장선이었다.

     

    조국을 위해 싸운 조부의 정신을 오늘에 되새기다

    이 따뜻한 나눔의 배경에는 독립운동가 부두전 선생의 이야기가 있다.

    부두전 선생은 1940년 일본 오사카 전문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 조국의 독립을 위해 제주 출신 유학생들과 함께 항일 비밀조직 ‘계림동지회’를 결성했다. 그들은 민족차별에 항거하며 재일 유학생 항일운동을 펼쳤고, 결국 일경에 체포되어 1942년 일본 오사카 재판소에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광복 후에도 그는 교육자로서 제주 지역의 청년들을 가르치며 민족정신을 계승하는 데 힘썼다. 정부는 1990년 그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그의 아들인 부준효 전 광복회 파주시지회장은 군인과 학자로서 대한민국 안보와 교육에 헌신했으며, 파주시 독립공원 조성, 독립운동사 발간, 기념비 건립 등 수많은 지역 역사사업을 이끌어 왔다.

    부두전 선생의 항일정신은 후손들에게 ‘기억만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석현 씨의 이번 나눔은 단순한 커피 몇 캔을 넘어, 광복의 의미를 오늘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작은 해답이기도 하다. 광복절은 되찾은 자유를 기념하는 날이지만, 그 정신을 일상 속 나눔으로 이어가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의미를 담는 방법”이다.

    광복절은 기억을 넘어서 감사의 표현이 될 때, 그리고 그 표현이 나눔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더욱 빛난다.

     

     

  • 글쓴날 : [25-08-15 10:36]
    • 지은영 기자[jey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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