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향(文香)의 도시 파주, 문학 1번지를 향한 도약
  • 박목월 시인 아들 박동규 교수, 문산제일고 인문학 강연
  • @ 문산제일고 강당에서 인문학 강연 중인 박동규 교수 – “문학은 삶의 성찰이자 지혜”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파주가 다시금 ‘문향(文香)의 도시’, 곧 문학의 향기가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8월 21일, 문산제일고등학교 강당에서는 한국 현대시의 거봉 박목월 시인의 큰아들 박동규 교수가 ‘문학과 인생’을 주제로 인문학 강연을 열었다. 그는 문학을 단순한 글쓰기가 아닌 인간의 성찰과 삶의 지혜로 풀어내며 청소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날 강연에는 중·고등학생 60여 명이 참석했으며, 주민자치회 최성수 연합회장, 탄현 주민자치회 박정선 회장, 파주시의회 최창호 의원이 함께해 뜻을 더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오는 11월 8일 열릴 파주심상문인협회 주관 ‘박목월 전국 청소년 시·동시 공모전’의 사전 행사로 마련돼 학생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심어주는 자리가 되었다. 문산제일고 동문 백삼현 씨가 적극적으로 후원했으며, 오는 9월 20일 탄현면 ‘삼도품 축제’에서는 ‘박목월 백일장’이 열려 지역 축제에 인문학적 품격을 더할 예정이다.

    파주는 단순한 접경 도시가 아니다. 조선의 대학자 율곡 이이(1536~1584)의 고향으로, 법원읍 율곡리에는 자운서원과 율곡 유적지가 남아 있어 학문과 문학의 산실로 자리한다.

    또한 우계 성혼(1535~1598)은 율곡과 더불어 성리학의 양대 산맥을 이룬 인물로, 향양리 묘역과 사당은 지금도 학문의 향기를 전한다. 휴암 백인걸(1497~1579) 역시 조광조의 문하에서 학문을 닦은 대표적 사림으로, 절의와 학문을 겸비한 선비였다.

    이들의 발자취는 파주를 국경의 땅이 아닌 사상과 문학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강연 후 기념촬영  박동규 교수앞줄 가운데와 지역 인사 문산제일고 학생들이 함께 자리하며 문향의 도시 파주를 다짐했다
    @ 강연 후 기념촬영 – 박동규 교수(앞줄 가운데)와 지역 인사, 문산제일고 학생들이 함께 자리하며 문향의 도시 파주를 다짐했다.
    이 같은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진다. 파주는 한국 현대시의 기둥 박목월 시인과 깊은 연고를 지닌다. 그의 생모 박인재 여사가 파주시 탄현면 하늘나라기독교공원에 50년 넘게 안치되어 있어, 파주는 박목월 문학을 기리는 상징적 고장이 되었다.

    이번 강연과 청소년 공모전은 파주가 지닌 문학의 맥을 오늘에 이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류명삼 파주심상문인협회 지부장은 “50만 인구의 도시 파주에 아직 문학을 대표할 만한 상이 없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며 “박목월기념사업회를 설립해 파주가 한국 문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는 과거 율곡·성혼·백인걸의 학문적 전통을 토대로, 현대의 박목월 문학과 청소년 문예운동을 잇는 문향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접경의 도시를 넘어 평화와 문학의 수도, 전국 문학 1번지로 자리매김할 파주의 미래가 주목된다.
  • 글쓴날 : [25-08-22 18:59]
    • 내종석 기자[paju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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