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독도는 왜 우리 땅이야?” 아이들은 아는데… 정작 모르는 어른들
  • ‘정광태 노래’에 멈춘 독도 인식, 성인 교육이 절실하다
  • “독도에 다녀온 적 있는 사람 손 들어볼까요?”

    오늘, 파주 관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독도사랑 수업’에서 던진 질문에 서너 명의 손이 조용히 올라갔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기억을 떠올리고 당당히 손을 든 아이들. 어떤 친구는 "부모님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또 어떤 친구는 "울릉도 여행 중에 독도에 들렀다"고 답했다.

    놀라운 것은 독도를 단지 “한 번 가본 섬”으로 기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동도와 서도, 독도를 둘러싼 바위섬들, 사라진 강치에 대해서도 놀라울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이어진 수업에서는 독도의 생성과 지형, ‘우산도’, ‘삼봉도’, ‘가지도’ 등 다양한 독도의 별칭, 그리고 독도의 자연환경과 가치, 독도를 지킨 인물들에 대해 학습했다. 도토리 팽이 만들기 체험, 보드게임 ‘독도 왕 되기’까지 아이들의 눈빛은 끝까지 반짝였다.

    그러나 이 생생한 학습 현장은 동시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우리 어른들은 독도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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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광태 노래 한 곡에 멈춘 독도 인식

    “독도는 우리 땅~”

    1990년대 이후 중장년층에게 독도는 가사로만 익숙한 이름이다. 노래는 외웠지만, ‘우산도’, ‘세종실록지리지’, ‘샌프란시스코 조약’ 등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알고 있는 성인은 드물다. 한 50대 시민은 “우산도가 독도인지도 처음 듣는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는 단지 개인의 무지가 아니다. 교육의 공백이 만든 구조적 문제다.

    아이들은 배우는데… 어른들은 배울 기회가 없다. 성인을 위한 독도 교육이 필요한 이유

    현재 초·중학교 교육 과정에는 독도에 관한 내용이 강화되어 있다. 그러나 성인 교육, 특히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독도 교육은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감정적 구호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설득력은 사실과 논리, 사료에 근거한 주장이 뒷받침될 때 발휘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독도 문제에 있어 치밀한 전략과 조직적인 교육을 통해 자국민의 인식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체계적인 독도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국 고등학교 교과서 296종 모두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담고 있다. 나아가 방위백서를 어린이용으로 제작해 전국 학교에 배포하는 등, 어릴 적부터 독도에 대한 ‘국가적 서사’를 주입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단지 학생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성인 대상의 역사 교육과 사회적 담론 형성 또한 활발하다.

    일본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일본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4.5%가 ‘독도를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63%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 61%는 ‘독도는 국제법상 일본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일본인들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자신들이 배운 ‘논리’와 ‘정보’를 근거로 독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독도 교육은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 외교 전략의 일부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슬로건에 안주하며, 정작 왜 우리 땅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리와 역사적 근거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감정은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주장은 사실과 논거로 설득해야 한다. 성인들이 먼저 배우고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역사를 아는 민족만이 미래를 지킬 수 있다.

    512년, 신라의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현재의 독도와 울릉도 일대)을 복속한 이래,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 고종의 칙령 제41호 등 수많은 역사 사료가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작성된 SCAPIN 문서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도 독도는 한국의 관할로 분명히 언급된다. 심지어 1953년 일본 학자 스스로가 “죽도는 우산도이며, 조선의 영토”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런 객관적이고 강력한 근거들을 국제사회에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성인 시민’이다. 감정적 주장만으로는 더 이상 일본의 조직적 역사 왜곡에 맞설 수 없다.

    이제 독도 교육은 아이들만의 몫이 아니다. 어른이 먼저 배워야 할 때다!!!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주관하는 성인 독도학교와 직장인 대상 강좌를 확대하고, 기업 및 기관 차원에서 연 1회 이상 영토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아울러 딱딱한 사료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유튜브, 카드뉴스, 웹툰 등 쉽게 접근 가능한 콘텐츠 대중화가 필요하다. 특히 자녀에게 독도를 설명할 수 있도록 돕는 ‘부모 교실’ 프로그램은 세대 간 학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

     

    “독도를 지키는 사람이 될래요!”

    독도 수업 현장 사진
    독도 수업 현장 사진
    ‘독도 왕 보드게임’ 수업이 끝나고, 한 초등학생이 말했다. “나중에 커서 꼭 독도를 지키는 사람이 될 거예요.”이 말은 단순한 어린이의 다짐이 아니다. 지금 우리 어른들에게 던지는 경고이자 과제다. 독도는 더는 외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 인식과 실천, 그리고 세대 간 교육의 문제다.

    이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아이에게 독도를 어떻게 가르칠까?”가 아니라, “나는, 독도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고.

     



     

  • 글쓴날 : [25-08-26 22:34]
    • 지은영 기자[jey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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