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5시, 파주시 운정행복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고양시 광역상수도 누수사고로 촉발된 파주시 단수 피해와 관련해 긴급 시민 간담회가 열렸다. 당초 파주시장·국회의원·시·도의원·한국수자원공사가 함께하는 일정이었으나, 파주시장·시민·수자원공사 중심의 간담회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지역 시민단체, 요식업·소상공인 단체, 아파트 연합회 등 직능단체 관계자, 시민 70여명이 참석해 사고 경위와 대응 문제를 두고 날선 질의가 이어졌다.
■ “사과 먼저 하라” 시민 요구에 수자원공사 공식 사과
간담회는 김경일 파주시장의 사과 발언으로 시작됐지만, 운시연 김경민 대표는 “직접 사고를 낸 주체는 수자원공사”라며 선(先)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본부장이 공식 사과를 밝히면서 간담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시장은 앞선 17일 “한국수자원공사 내부 조사만으로는 신뢰 회복에 한계가 있다”라며 “중앙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으며 수자원공사 측에 단수 피해와 관련해 책임 규명과 보상 대책 마련을 공식 요구한 상태다.
■ “요식업 2,700곳 피해… 보상 기준 명확히 하라”
발언에 나선 황의곤 요식업중앙회 파주시지부장은 “교하·운정·금촌·조리 지역에만 2,700여 개 요식업체가 영업 단축·중단 피해를 겪었다”며 “영업 손실에 대해 수자원공사가 명확한 기준을 갖고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명수 파주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피해 당사자인 시민과 상인들이 참여하는 ‘피해대책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라며 “수자원공사가 파주시와만 협의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사고 보고 늦고 생수 공급도 부족”… 현장 시민들 강하게 성토
여러 시민들은 사고 발생 시각인 오전 6시 30분 이후 파주시 보고 체계가 늦어진 점과, 파주시와 어떠한 상의 없이 밸브를 잠그는 등 피해를 치웠으며 이후 생수 공급도 운정건강공원·교하도서관·스타디움 3곳에만 한정된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현장 공무원들이 충분히 배치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수자원공사는 “파주시 인입관 복선 공사 중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고였다”라며 “파주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도 “사고 지점이 파주시 관할이 아니어서 초기 파악이 늦었다”라며 “부족했던 대응으로 시민께 불편을 드린 점 죄송하다”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 배수지 확충·고지대 공급 문제 개선 약속
파주시 상수도 관계자는 “운정신도시의 배수지 용량 부족 문제는 내년 야당 배수지 착공과 광역상수도 인입선 증설로 개선될 것”이라며 “고지대 아파트의 단수 문제도 별도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답했다.
■ “밸브 잠글 때 지자체와 협의하나?”… “현재 매뉴얼 없다”
한 시민이 “광역상수도 밸브를 잠글 때 해당 지자체와 협의하는 절차가 있느냐”고 묻자, 수자원공사 수도권본부장은 “현재 관련 매뉴얼은 없고, 향후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지자체와의 소통 부족이 시민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김경일 시장 “행정 쇄신하겠다… 시민 불편 다시는 없도록”
간담회 말미에서 김 시장은 다시 한번 “이번 사고로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과 고통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이번 사태를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행정을 전면 쇄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단수 피해로 불편을 겪은 시민들과 파주시·수자원공사가 사고 대응 문제점을 짚고 보상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한 민·관 첫 공식 소통 자리였다.
파주시는 향후 보상 안내와 후속 논의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