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가 한복판에 방치된 선사 유적…교하동 빙고재 고인돌 보존 시급

  • 파주시 교하동 빙고재길에 위치한 고인돌이 주택가 한복판에 사실상 방치된 채 보존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고인돌은 현재 평지 위에 놓인 바위처럼 보이나, 지형적으로는 선사시대 완만한 야산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일보 2022년 12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박선식 박사의 탁본 조사 결과 성혈(굼) 43개가 확인됐으며, 이는 파주 지역 고인돌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해당 성혈이 주술 신앙, 별자리 관측, 풍요 기원 등 복합적 의미를 지닌 중요한 문화 요소라고 설명한다.


    지난 10일 빙고재 인근에서 만난 조정래(87)씨는 “집 앞 고인돌은 어릴 적부터 늘 있었다”며 “어른들이 ‘이 동네에 용이 살았는데 날아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말했다. 조씨는 최근 고인돌 아래로 물길이 생기며 기울어짐이 심해졌다고 전하며 “몇 년 전 파주시에서 관계자가 나와 조사를 했지만 이후 조치나 결과는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빙고재 고인돌은 길이 약 3.7m, 폭 2.5m 이상의 대형 구조물로 파악된다. 과거에는 쉼터나 정자석처럼 주민 생활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는 주택가 사이에 고립된 채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인근 토지에서 건축 공사가 준비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현 상태로 존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재 연구자인 차문성 소장은 “비지정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최신 목록화 조사에서 해당 고인돌의 역사성과 학술적 가치가 확인됐다”며 “인문학적 관광자원으로 활용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지정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시가 관리할 수 있는 법규정이 있는것으로 알고 있기에 파주시의 성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54만 도시 규모에 걸맞은 문화재 관리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선사 유적에 대한 관심과 보존 체계 마련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파주시는 빙고재 고인돌의 보존 여부와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 글쓴날 : [25-11-24 22:29]
    • 하효종 기자[hajong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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