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경제특구,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올까
  • 파주에 왜 필요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 최근 파주시가 ‘평화경제특구’ 비전 선포를 통해 새로운 도시 전략을 제시했다. 평화경제특구라는 이름은 익숙해지고 있지만, 시민 입장에서 이 제도가 무엇이며 왜 파주에 필요한지, 또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부족하다. 평화경제특구는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 파주의 도시 구조와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중장기 정책이기 때문이다.

    평화경제특구는 접경지역에 국가가 직접 개입해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제도다. 군사적 긴장과 각종 규제로 인해 오랜 기간 발전이 제한돼 온 지역에 세제 혜택, 규제 완화, 기반시설 지원을 집중해 기업과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3년 관련 법이 제정되면서, 평화경제특구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국가 정책이 됐다.

    파주는 이 제도의 취지와 가장 잘 맞는 도시 중 하나다. 수도권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군사시설 보호구역, 개발 제한, 남북관계 변수로 인해 성장이 억제돼 왔다. 동시에 교통망과 인구 규모, 산업 잠재력을 갖춘 준비된 도시이기도 하다. 평화경제특구는 접경의 부담을 안고 살아온 파주에 구조적 전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시민의 삶에서 가장 크게 체감될 변화는 일자리와 도시 기능이다. 기업이 들어오면 고용이 늘고, 인구 이동이 활발해지면 주거·상업·교육·의료 인프라도 함께 확장된다. 평화경제특구는 파주가 단순한 주거 도시를 넘어, 일하고 살 수 있는 자족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자동으로 오지 않는다.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첫째, 특구의 산업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순 물류나 저부가가치 산업 위주의 개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파주가 가진 의료·바이오, 콘텐츠, 첨단 물류, 평화·안보 관련 산업 등 기존 정책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둘째, 기업 중심이 아닌 시민 중심의 특구 설계가 필요하다. 일자리가 늘어도 주거비 상승, 교통 혼잡, 생활 불편이 커진다면 시민의 체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공공주택, 대중교통, 교육·의료 인프라 확충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셋째,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평화경제특구는 남북관계와 무관하지 않지만, 모든 성패를 교류 재개에만 맡길 수는 없다. 교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한 산업과 투자가 가능한 단계별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시민의 이해와 참여가 중요하다. 평화경제특구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바라보는 도시 프로젝트다. 추진 과정과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정책은 동력을 잃기 쉽다.

    평화경제특구는 파주에 주어진 특혜가 아니라, 오랜 제약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다. 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의 준비, 정치의 책임, 그리고 시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함께 필요하다.

    평화경제특구가 우리 삶을 바꾸는 정책이 될지, 또 하나의 구호로 남을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 있다. 파주가 어떤 도시로 나아갈 것인지, 그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글쓴날 : [26-01-08 23:07]
    • 지은영 기자[jey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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