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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공론장 놓고 파주시·시민사회 ‘엇박자’

2026-08-25 19:48 | 입력 : 하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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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폐쇄 이후 논의” vs 시민단체 “폐쇄 원칙부터 분명히”


파주시가 대추벌(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 지역의 생계·공간 전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시민공론장 준비에 들어갔지만, 그동안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요구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파주시와 시민사회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파주시는 지난 20일 성매매집결지 생활 및 공간 전환을 위한 ‘시민공론장 준비회의’를 열고 공론장의 목적과 의제, 운영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는 2023년부터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해체를 위해 단속과 행정대집행, 자활지원, 토지·건물 매입 등의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집결지 해체 이후에도 성매매 종사자의 자립과 생계 전환, 주민 생활환경 개선, 지역경제 회복, 공간 활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공론장은 ‘성매매집결지 해체’라는 기존 원칙을 전제로 폐쇄 이후 지역의 미래를 시민과 함께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라는 것이 파주시의 설명이다.

공론장 총괄은 한국공론포럼 박태순 대표가 맡는다. 시는 준비회의를 모두 7차례 진행해 공론장의 목적과 의제, 운영방안을 구체화한 뒤 오는 10월 초 운영위원회와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고 시민참여단 모집과 사전학습 등을 거쳐 시민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민토론회에서는 시민참여단이 주요 의사결정 주체로 참여해 숙의 과정을 거쳐 권고안을 마련하고, 이를 12월 말 파주시장에게 제출한다. 시는 권고안을 토대로 내년 2월 말까지 이행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파주시여성단체협의회 등 시민활동단은 공론장 참여 제안을 받았지만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4년간 용주골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요구하며 현장에서 활동해 온 만큼, 폐쇄를 앞둔 시점에서 공론장의 목적과 논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참여 거부 이유로 들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시 관계자를 통해 성매매 영업으로 이익을 얻어온 업주의 공론장 참여 가능성을 전달받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성매매 영업의 책임 주체인 업주의 생계와 업종 전환, 기존 상권의 이해까지 함께 논의한다면 과연 이 공론장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용주골 문제를 단순히 ‘용주골 주민’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성매매집결지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피해와 주민 불편을 파주시민 전체가 감당해 온 만큼, 폐쇄 이후 공간 역시 특정 업주나 기존 상권이 아닌 시민 전체를 위한 공간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용주골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일원에서 시민활동단이 성매매집결지 완전 폐쇄를 촉구하는 올빼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효종 기자
▲ 지난 7월 16일 용주골(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일원에서 시민활동단이 성매매집결지 완전 폐쇄를 촉구하는 '올빼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효종 기자

다만 시민단체들은 공론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라는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되며, 성매매 피해여성의 회복과 자립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손배찬 시장 취임 이후 파주시의 공론장 추진 방향이 그동안 시민단체가 요구해 온 ‘폐쇄 중심’ 정책과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비대위 등은 “이번 참여 철회는 공론화를 거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4년 동안 지켜온 ‘성매매집결지 폐쇄’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반면 파주시는 시민공론장이 성매매집결지 해체 원칙을 변경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폐쇄 이후 남겨진 지역사회의 다양한 과제를 풀기 위해 시민과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해법을 찾는 숙의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이번 시민공론장은 성매매집결지 해체라는 원칙 아래 당사자의 삶의 전환과 지역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라며 “행정과 전문가의 시각을 넘어 시민과 이해관계자가 직접 대화의 주체로 나서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정보 공유와 진정성 있는 숙의를 바탕으로 시민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겠다”며 “공론장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둘러싼 오랜 갈등이 ‘폐쇄 여부’에서 ‘폐쇄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론장의 참여 주체와 논의 범위를 둘러싼 파주시와 시민사회의 이견을 어떻게 좁힐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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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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