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생태활동가인 노영대 씨. 사진=노영대 감독 제공
"멸종위기종의 증식과 복원은 단순한 동식물 보호 차원을 넘어 국가의 미래 생태 자산을 지키는 일입니다. 이토록 중요한 공익사업을 오직 민간의 사명감과 희생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20여 년간 멸종위기종 복원과 생물다양성 보전의 외길을 걸어온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생태활동가인 노영대 씨(전 경향신문 기자)가 단호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최근 그는 민간 연구기관들이 겪고 있는 고질적인 재정 부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의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 씨는 지난 7월 25일, 대통령실과 관계 중앙행정기관에 제출한 국민신문고 탄원서를 통해 "현행 멸종위기종 보전사업의 국고 지원과 민간 자부담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그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특정 기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고착된 불합리한 제도의 틀을 깨고 국가의 책임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결단이다.
현재 멸종위기종 보전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관들은 사업비의 절반을 자체 부담해야 하는 '국고 50%, 자부담 50%' 규정에 묶여 있다. 이에 대해 노 씨는 "멸종위기종 복원은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서식지 관리, 질병 관리, 방사 및 사후 모니터링에 이르는 전 과정을 민간이 사비를 털어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민간 기관이 오랜 기간 제공해 온 토지, 시설, 전문 인력, 그리고 축적된 연구 역량 등이 자부담 항목으로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노 씨는 "민간의 유무형 자산과 헌신은 외면한 채 단년도 공모사업 방식의 불안정한 지원만 반복되고 있다"며, "이를 최소 5년 이상의 중장기 국가 계획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보전 활동을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영대 씨가 평생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가치는 명확하다. 멸종위기종은 특정 단체의 소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고귀한 생태 자산이라는 점이다.
"지난 20년간 멸종위기종 보전에 헌신해 온 민간 전문가들이 더 이상 제도적 한계 때문에 절망하지 않도록, 이제는 국가가 응답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생태 정의'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그의 호소는 파주시민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무거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