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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연풍리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업주·종사자들이 3일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매매 영구 중단과 자발적 폐쇄를 선언하며 합법적 생업 전환과 상생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파주민보 김준회 기자 |
파주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업주와 종사자들이 성매매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가운데, 파주시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생계 전환과 상권 회복, 재산권 등의 문제는 공식 시민공론장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요구하며 활동해 온 시민사회에서는 성매매 영구중단 선언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폐쇄 이후 공간 조성 및 업종 전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업주·종사자 20여 명은 지난 3일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을 기점으로 성매매를 중단하고 앞으로 다시는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성매매집결지 해체 정책 취지에 뜻을 함께하고 앞으로 합법적인 생업으로 전환해 주민들과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성매매가 사라진 이후의 생계 전환과 침체한 상권·마을의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를 파주시에 요구했다.
또 이번 선언은 성매매 행위의 영구중단에 관한 것이며, 강제수용이나 특정 개발방식, 재산권 포기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재산권과 개발방식은 토지주·건물주 등 실질적인 이해관계자들과 별도로 협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파주시는 입장문을 내고 “당사자들이 스스로 성매매를 중단하고 합법적인 생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그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는 상생 방안과 지역 발전 대책, 재산권 논의 등이 특정 당사자와의 개별 협의나 우회적인 방식으로 결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매매집결지 해체와 이후 변화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얽힌 복합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공식 공론장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주시는 현재 운영 중인 공론장을 특정 이해관계자의 주장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모든 참여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논의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공론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주와 이해관계자들이 공론장을 불신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참여해 자신들의 주장과 권익을 공식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는 오는 12월 공론장에서 도출된 최종 권고안을 보고받고 이를 토대로 향후 행정과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민활동가들 “성매매 영구중단은 환영…그러나 폐쇄와 공간 조성은 별개”
반면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요구하며 활동해 온 시민활동가들은 업주들의 성매매 영구중단 선언을 환영하면서도, 이를 폐쇄 이후 공간 조성이나 업종 전환, 영업권 보장 문제와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시민활동가들은 “성매매 영구중단 선언은 환영한다. 그러나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이후 공간 조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고, 성매매 영구중단을 선언한 당사자들의 생계와 재산권 요구가 시민들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집결지 폐쇄 이후 공간 조성과 연결돼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핵심은 ‘성매매 영구중단’ 자체가 아니다.
이들은 지난 4년간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요구해 온 만큼 성매매집결지의 폐쇄와 공간 전환은 시민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논의돼야 하며, 성매매 영업으로 이익을 얻어온 업주의 생계와 업종 전환, 기존 상권까지 폐쇄 이후 공간 조성의 주요 논의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시민활동가들은 공론장 참여를 철회하면서도 “공론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성매매집결지 폐쇄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성매매 피해여성의 회복과 자립을 위한 논의라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업주의 생계와 업종 전환, 기존 상권까지 함께 논의하는 것이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공론화인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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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의 생계·공간 전환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공론화 준비 모임. 시민단체들은 업주의 생계와 업종 전환, 기존 상권까지 함께 논의하는 것이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공론화인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파주시> |
이들이 제시하는 공론화의 방향은 명확하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전제로 피해여성의 회복과 자립을 우선하고, 폐쇄 이후 해당 공간을 시민과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주시는 “공론장에서 함께 논의”…시민사회는 “논의의 전제가 다르다”
결국 이번 갈등은 성매매를 계속할 것인지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라기보다 성매매가 사라진 이후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가를 둘러싼 입장 차이로 볼 수 있다.
업주·종사자들은 성매매 영구중단을 선언하면서 합법적인 생업 전환과 상권 회복, 재산권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파주시는 성매매 영구중단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러한 상생 방안과 재산권 문제는 특정 당사자와의 개별 협의가 아니라 시민공론장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는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이후 공간 조성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업주들의 생계·재산권 요구가 폐쇄 이후 공간 조성과 결합하면서 결과적으로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핵심 쟁점은 공론장이 누구의 이해를 어디까지 논의할 것인지, 그리고 폐쇄 이후 공간의 주체와 활용 방향을 어떤 기준으로 정할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
파주시는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논의하는 공론장”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는 공론장의 논의 범위와 참여 주체 자체가 자신들이 요구해 온 ‘성매매집결지 폐쇄’의 원칙과 맞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성매매 영구중단이라는 점에서는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은 대추벌 문제가 이제 폐쇄 이후 생계와 재산권, 공간 활용을 누구의 관점에서 어떤 순서로 논의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갈등으로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향후 파주시가 시민사회와 업주·종사자, 지역주민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공론장의 참여 목적과 논의 범위, 참여 기준을 얼마나 명확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느냐가 갈등 해소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