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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의 나라 걱정보다 찌질한 한국 정치판… 편 가르기에 발목 잡힌 파주 민생

2026-09-17 04:12 | 입력 : 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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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진영갈등 끊어내고 잃어버린 동력 복원해야… 534,503 시민 앞 적극행정의 결단 촉구
정청래 ‘문조털래유’나 김경일 ‘김빠’가 나라가 망하고 파주가 망하기를 바라겠는가!

▲ 내종석 파주신문 발행인

춘추전국시대 노(魯)나라, 동문 근처에 살던 한 과부가 베를 짜다 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수심 가득한 얼굴을 본 이웃 여인이 물었다. “베틀에 얹은 가로실(緯)이 모자라 그토록 걱정입니까?”

그러자 과부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답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고작 가로실 위(緯)실 따위가 아닙니다. 훌륭했던 재상이 세상을 떠났고, 지금 주군(노나라 임금)은 연로하신데 후계자는 너무 어립니다. 그 틈을 타 대부들이 권력을 쥐고 제멋대로 구니, 머지않아 이 나라에 큰 환란이 닥칠까 그것이 두렵습니다. 나라에 난리가 나서 엎어지면, 임금과 신하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힘없는 백성들의 삶도 송두리째 무너질 터인데, 어찌 과부라 하여 내 앞의 위실 따위나 걱정하고 있겠습니까?”

《좌전(左傳)》 소공(昭公) 24년 조에 기록된 이 이야기가 바로 ‘리불휼위(嫠不恤緯)’의 고사다. 과부의 불길한 예언대로 노나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내란에 휩싸였고 백성들의 삶은 참혹하게 짓밟혔다. 흔히 ‘과부가 나라 걱정한다’고 하면 내 코가 석 자이면서 분수에 넘치는 참견을 한다는 뜻의 ‘기우(杞憂)’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이 고사 속 과부의 근심은 달랐다. 국가와 권력의 혼란이 결국 가장 약한 소시민의 일상을 파괴할 것이라는, 뼈아프고도 정확한 통찰에서 비롯된 생존의 위기의식이었다.

지금 대한민국과 우리 파주시를 바라보는 평범한 시민들의 마음이 이 2,500년 전 노나라 과부의 한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중앙을 보면,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무원칙한 당 대표 경선과 극심한 편 가르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영 내의 헤게모니 싸움에 매몰된 채 국정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지지율 하락은 고스란히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눈을 돌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파주시를 보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손배찬 시장이 이끄는 파주시정 역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의 그림자를 아직 걷어내지 못했다. 권력 창출 과정에서의 잡음은 지방정부의 도덕적 명분과 추진력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당장 공직사회가 눈치를 보며 복지부동(伏地不動)하고, 관주변부 단체와 시민사회마저 냉소와 방관적 태도로 돌아서는 참으로 위태로운 모양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진영 논리의 늪에 빠져 맹목적인 반대나 내부 총질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나 손배찬 파주시정 모두 결국은 진보 연합 세력의 연대와 시민들의 투표로 탄생한 정당성을 지닌 권력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편 싸움으로 무너지고 행정이 마비되면, 그 피해는 권력자들이 아니라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파주 시민과 서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과연 정청래 전 당대표 '문조털래유'나 김경일 전 파주시장 '김빠'가 나라가 망하고 파주가 망하기를 바라겠는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쌓아온 정치적 경력과 성과는 이미 민주 진보 진영 전체를 지탱하는 커다란 자산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현 권력이 과거 권력의 그림자를 지우려 백안시(白眼視)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되며, 반대로 과거 권력 역시 현 권력의 행보에 어깃장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무겁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파주 지역 정치권은 뼈아픈 반성을 마주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전임 시장 사람'과 '현 시장 사람'을 가르며 소모적인 계파 갈등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히 되돌아볼 때다. 특정 정치인을 향한 “문제될 게 뭐냐” 식의 맹목적 옹호나, 무책임한 조롱 섞인 비난 모두 지역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파주 정치권이 짊어져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상처 입은 행정 동력을 복원하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의 앙금은 과감히 털어내고, 얼어붙은 공직사회가 다시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든든한 정치적 방파제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공직사회에도 강도 높은 쇄신과 ‘적극행정’을 강력히 주문한다. 언제까지 정치권의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할 것인가. 진영 논리가 빚어낸 불확실성을 핑계 삼아 책임을 회피하고 현안을 방치한다면, 그 직무 유기의 대가는 고스란히 시민의 고통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오직 55만 파주시민의 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과감하게 돌파구를 찾는 적극행정에 나서야 할 때다.

이제 우리는 진짜 ‘리불휼위(嫠不恤緯)’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과정의 불공정과 무원칙한 편 가르기에 대해서는 매섭게 비판하고 견제하되, 진정으로 민생을 살리고 파주 발전에 도움이 되는 옳은 일에는 아낌없이 칭찬하고 힘을 실어주는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베틀 앞의 과부가 보여주었던 서늘한 통찰과 나라를 향한 애달픈 마음이, 오늘날 중앙과 파주시를 바로 세우는 결집된 시민의 목소리로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냉철한 비판과 통 큰 협력, 그리고 공직사회의 적극행정이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잃어버린 발전의 동력을 되찾고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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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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