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넘어 감성으로"… 한국 시장 파고드는 'C-프랜차이즈'
최근 한국 소비시장 내에서 중국 외식 브랜드와 문화 콘텐츠를 필두로 한 'C-프랜차이즈(중국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강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단순한 저가 공세를 넘어, 한국 젊은층의 감성을 공략하는 '라이프스타일형' 진출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줄 서서 마시는 밀크티, 명동 사로잡은 후난 요리
지난 4월 마지막 날, 서울 강남구에 새롭게 문을 연 중국 차 음료 브랜드 '차지(Chagee·패왕차희)' 플래그십 매장 앞은 오픈 직후부터 긴 대기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라인 주문 시스템은 폭주했고, 음료 한 잔을 받기까지 3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동양적인 미를 살린 매장 인테리어와 한자가 새겨진 독특한 음료 컵은 이미 SNS 상에서 젊은 세대의 '인증샷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열풍은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중국 후난(湖南) 요리 전문점 '눙겅지(農耕記·농경기)' 역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저녁 시간이 되면 대기 줄이 지하광장까지 이어질 정도로 한국인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생산형'에서 '라이프스타일형'으로의 진화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패러다임 변화로 분석하고 있다.
이기범 경기대학교 국제산업정보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과거 초기의 '생산형' 모델에서 벗어나, 이제는 브랜드 가치와 소비 체험을 전면에 내세운 '라이프스타일형'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아울러 "한국은 품질과 디자인, 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중국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제품력과 브랜드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되었음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류쯔양(劉子陽) 경기대 교수 또한 "밀크티, 아트토이, 드라마, 스마트 기기에 이르기까지 최근 중국 브랜드들은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 데 탁월한 강점을 보인다"라며, "단순히 기능적 수요를 충족하는 것을 넘어 친밀감과 편안함, 그리고 소셜 체험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일상에 스며든 중국 콘텐츠와 스마트 기기
문화 콘텐츠와 생활 가전 분야에서의 침투력도 매섭다. 한국 젊은층 사이에서는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중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드론과 로봇청소기 등은 대중적인 취미 소비재 및 필수 가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 교수는 중국 기업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으로 '완전하고 효율적인 제조업 생태계'를 꼽았다. 현재 한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중국 상품의 배송 기간은 3~7일 수준으로 대폭 단축됐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방대한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제품 연구개발(R&D)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1년 미만으로 줄였다.
이러한 중국 기업 특유의 압도적인 '속도감'과 트렌드 반영 능력이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와 완벽히 맞아떨어지며, C-프랜차이즈의 영토 확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