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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라우미’ 수족관

따듯한 섬 오키나와 (3)

 

츄라우미수족관

 

해안 절벽 위 만좌모

오끼나와 여행 둘째 날이 밝았다. 오늘의 첫 번째 여행지는 만좌모(万座毛)이다. 만좌모는 코끼리 코 모양의 바위가 인상적인 해안 절벽 위에, 만 명이 앉을 수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만좌모로 올라가는 길은 두 사람이 교차할 수 있는 좁은 길에 절벽 쪽으로 밧줄을 설치해 놓았다. 언덕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니 깎아지른 절벽이 현기증이 일 정도로 아찔하고, 바다 위로 솟아오른 융기 산호의 단애 절벽은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언덕에서 바다 건너 맞은편으로 보이는 만좌비치의 절경이 탄성을 지르게 한다. 절벽 위에서 두 팔 벌려 맞는 바닷바람이 청량하다.

 

츄라우미 수족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조성된 넓은 해양박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 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추라우미' 오키나와 원주민의 말로 아름다운 바다란 뜻이다. 수족관을 보기 전에 통유리창 밑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2층 뷔페식당 이노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전에 만좌모 언덕에 걸어올라 갔다 와서 배가 고팠고 음식도 맛있었다.

수족관은 크게 세 개의 테마관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위쪽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경사진 언덕에 위치해 있어 출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3층이다. 3층에서 2층과 1층으로 내려가는 길은 나선형(螺線形)으로 된 계단이다. 3층 수족관에는 아름다운 산호초가 있고 아열대 물고기가 산호초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

수족관은 벽에 붙여 설치해 놓아 관광객들이 아무리 많아도 구경하면서 걷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심해여행 구간은 수심 200m 깊이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촬영도 할 수 있다. 어두운 심해를 배경으로 위에서 비추는 특수한 조명 아래 해파리의 모습 이 신비로운 푸른빛을 띠고 있다.

신비한 바다 속 해초와 물고기를 보고 감탄 하며 1층까지 내려가면 이제부터 어마어마한 규모의 쿠로시오의 바다 여행을 하게 된다. 그곳에는 거대한 유리 수족관이 온통 푸른빛을 띠우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앞에 서면 누구나 탄성을 지르게 되는데,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어류로 불리는 고래상어가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수조는 마치 바다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일으키게 한다. 초대형 수조에서 암수 한 쌍, 두 마리의 고래상어가 빙글빙글 헤엄쳐 다니고, 쥐가오리, 황다랑어, 가다랑어 등, 중간 크기의 물고기들이 고래상어 주위를 돌며 함께 헤엄 치고 있다. 수족관 구경을 마치고 나오면, 몸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바다 속 구경을 한 것과 같다.

 

돌고래 쇼

오키나와 해양박공원에는 츄라우미 수족관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초대형 수조의 모습을 끝으로 실내 관람을 마치게 되면 이제 외부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외부 공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오키짱 극장이 있어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매일 돌고래 쇼가 진행된다. 일곱 마리의 돌고래가 선보이는 쇼는 약 20여 분간 펼쳐진다. 돌고래들이 조련사의 신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고 멋져서 사람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친다. 얼마나 훈련을 시켰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람이 아닌 모든 동물을 말 못하는 미물이라고 한다. 말 못하고 생각을 하지 못하는 동물이나 조류와 어류에게 훈련을 시키는 것은 동물 학대가 아닌가. 나도 돌고래 쇼를 보며 감탄하며 박수를 쳤지만, 이글을 쓰면서 그때 찍은 돌고래 쇼 사진을 보니 미안하고 측은한 생각이 든다.

돌고래 쇼를 보고나서 가이드가 자유 시간을 주기에 몇몇 사람과 함께 해변 산책길로 들어섰다. 바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가을 하늘보다 더 파랗다. 여행 온 것이 아니라 이 동네 사람인 듯 바닷길을 천천히 걸어서 돌아왔다.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 출구로 가려면 산 위로 올라가듯 높이 올라가야하는데, 야외 공원에 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뒤로 돌아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바다 풍경이 그지없이 아름답다. 다시 내려가 저 멀리 보이는 에메랄드 빛 바다에 자리하나 펴고 마냥 있고 싶어진다.

 

파인애플 농장

한국은 11월인데 이곳은 초여름 날씨이다. 4인용 전동 카를 탄 채로 세계 각국의 각종 품종의 파인애플을 재배하고 파인애플 농장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농장에는 전동차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만큼 넓은 길이 있었다. 전동 카에서 내려 출구를 따라 나가니 파인애플 상가로 연결 되어 있었다. 하나의 큰 상가에 각각 다른 종류의 파인애플 전시관과 파인애플 상품들이 즐비했다. 넓은 복도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가며 들어가 본 방들 중에, 오끼나와 조개 전시관에는 수많은 종류의 조개가 전시 되어 있었는데 그 모양이 다양하고 특이했다. 파인애플로 만든 먹을거리 상점에는 주스, 샴페인, 과자, 쵸콜렛 등 한 번도 본일 없는 상품이 그득했다. 깍두기 크기만 하게 잘라 놓은 시식용 파인애플을 하나 집어 먹어 보고, 음료 시식 코너에서 주스 한 잔 얻어먹고 파인애플 쵸코렛과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한 잔의 주스는 상인들의 유혹이고 미끼였지만, 그 상술이 별로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여행지에서의 들뜬 기분 탓인가 보다.

상점에서 밖으로 나오니 입구의 정원 한 가운데 커다란 파인애플 구조물이 세워져있다. 광고용 구조물이었지만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에 적당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앞 다투어 노란색과 초록색이 화려한 파인애플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 글쓴날 : [2021-05-05 22: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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